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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입소문 타고 한국 박스오피스 1위

지난 10일 LA와 OC에서 개봉해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공작'이 전국으로 확대 개봉됐다. 배급사인 CJ E&M에 따르면 남가주에 이어 지난 17일부터 뉴욕, 시카고, 시애틀, 밴쿠버, 토론토 등 북미 주요 24개 도시에서 '공작'이 개봉했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올 여름 기대작이다. 지난 13일 오전 7시 기준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공작'이 누적 관객 수 206만6235명을 기록하면서 '신과함께-인과 연'을 제치고 주요 예매 사이트 예매율 1위를 달성했다. 이뿐 아니라 13일 하루 동안 25만6256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이미 '공작'은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고 해외 언론과 평단의 극찬은 물론 해외 영화 리뷰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비스티 보이즈', '용서받지 못한 자' 등을 만든 윤종빈 감독의 신작인 '공작'은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연 '공작'은 '웰메이드 한국형 첩보극'이라는 극찬으로 입소문을 이끌어내며 관객들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신승우 기자

2018-08-17

아시안으로만 캐스팅된 최초 할리우드 영화

제목: Crazy Rich Asians 크레이지리치아시안스 감독: 존 추 원작: 케빈 콴 장르: 코미디,드라마 출연: 콘스탄스우,헨리골딩,아콰피나,미셀여 상영극장: Pacific's The Grove Stadium, ArcLight Hollywood 요즘 온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엔 젯셋족(Jet-Se)과 '관종'이라는 말이 있다. 젯셋족은 보통사람들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부를 지닌 자들을 일컫는다. 개인용 전세기를 타고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부를 즐기는 자들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그들만이 향유하는 가진 자의 특권을 굳이나무랄 건 없다. 수퍼리치들의 생활에 비정상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없는 자들의 부러운 시각이 문제다. 관종은 관심 종자의 준말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Crazy Rich'라는 우스꽝스런 표현이 이 영화의 제목인 까닭이기도 하다. 젯셋족의 부귀를 크레이지로 표현하는 주체는 그들의 부를 부러워하는 우리이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바로 이 비정상적인 대중의 부러워하는 심리를 분명 시원한 대리만족용 볼거리로 채워주고 있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없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닉 영의 집안은 바로 아시아의 젯셋족들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과장된 부를 과시한다. 작위성이 농후해 괴리감에 거부감조차 있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상상을 초월하는 부의 모습은 바로 이 영화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보여 주고자했던 의도였을성싶다. 그러나 존 추감독은 아시안의 호화스러움과 사치의 극명함 속에서 로맨스와 인간미를 찾고자 한다. 영화의 배경지는 싱가포르이다. 싱가포르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중국색이 짙은 나라이다.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안들의 부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최고의 배경지이다. 초현대식 로케이션과 화려한 치장들에 놀라고 영화에 투자된 엄청난 자본력에 압도된다. 마치 그간 백인들이 지배해온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 보란 듯이 과하다싶은 과시욕이 영화전반에 깔려있다. 세계 최대의 마켓 할리우드를 중국이 넘보지 않을리 없다. 일방적으로 끌려 오기만 했던 엔터테인먼트분야에 중국이 관심을 보인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말하자면 본격적인 신호탄인셈이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케빈 콴의 소설이 원작이다. 싱가포르에 사는 부유한 중국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원작이 베스트셀러였고 올아시안 캐스트라 처음부터 영화가의 흥미로운 관심거리였다. 보잘 것없는 집안 배경, 그것도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해 온 여주인공 레이첼(콘스탄스우)의 신데렐라 스토리이기도하다. 제작 발표 이후 캐스팅과정에서 남자 주인공 닉 영을 연기한 말레이지아 출신의 헨리 골딩의 이국적 용모가 논란이 됐다. 충분히 중국인답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골딩은 영국인 아버지와 말레이지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최근작 '오션스8'에 출연,일약 스타덤에 오른 아콰피나가 레이첼의 절친 역을 맡아 또다시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존 추 감독은 장르(로맨틱코미디)의 형식에 충실하면서도 관계사이에서의 갈등과 사랑의 감동을 묘사하는 드라마적 요소에도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미국적 삶에 익숙한 2세대와 집안의 전통을 고집하는 부모세대간의 문화적 갈등이 키포인트로 다루어지고 있다.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부유함의 허상을 비판하는 레이첼 어머니의 정신을 부각시켰고 레이첼을 사이에 놓고 벌이는 어머니와 아들간의 미묘한 갈등도 섬세히 처리했다. 부(富)와 가족이라는 개념을 놓고 벌이는 레이첼과 닉의 어머니 사이의 신경전, 레이첼에대한 주변의질투와 비아냥들에도 추 감독의 메시지들이 담겨있다. 영화는 결국 부를 누리지 못하고 자랐어도 순수한 인간미와 아름다운 가치관을 지닌 레이첼의 손을 들어주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김정 / 영화평론가

2018-08-17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 미국서도 흥행질주

지난주 부에나파크 더소스몰 CGV에서 개봉해 미국에서도 흥행질주를 하고 있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오늘부터 LA CGV에서도 개봉한다. 2월말 한국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리틀 포레스트'는 '우생순' '제보자'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일본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힐링 영화'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캐스팅에서 임순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었다. 일본의 동명 만화 원작을 각색할 때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였기 때문에, 제작진에게는 '혜원' 뿐만 아니라 '재하', '은숙'까지 세 캐릭터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오랜 시간을 함께 공유해 온 친구들처럼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의 조합을 완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여자 주인공 '혜원' 역의 캐스팅이었다. 임순례 감독은 1500대 1이라는 사상 초유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아가씨'의 '숙희',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1987'의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에게서 독립적이면서도 자기 중심이 뚜렷한 '혜원'의 모습을 발견했다. 임순례 감독은 김태리에 대해 "자신을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배우이다. 어느 곳에서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중심을 끝까지 지키는 영리함이 좋았다. 항상 밝고, 함께 일하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는 점도 굉장한 장점이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계절 동안 진행된 47회차 촬영에 모두 참여하며 '혜원'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김태리는 "일 년간 '혜원'으로 지내며 스스로도 '혜원'처럼 조금 달라져 있음을 느꼈다"고 전하며 캐릭터에 깊게 공감했음을 밝혔다.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전작에서와는 180도 다른 싱그러운 청춘 '혜원'으로 완벽 변신한 김태리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재하'와 '은숙'의 캐스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혜원'역을 맡은 김태리와의 호흡이었다. '재하' 역으로 '혜원'과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원했던 임순례 감독의 바람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던 류준열의 합류를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류준열은 시나리오가 자신에게 건네는 격려와 위로 같아 단번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전하며 "쉬는 기분으로 촬영했고, 그런 마음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길 바랐다"라고 '재하'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이에 임순례 감독은 "자신의 역할에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게 임하고, 연기에 있어서는 열정과 애착을 가진 발전 가능성이 큰 배우"라는 찬사를 보내 그가 만들어 낸 '재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혜원'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절친인 '은숙' 역은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임순례 감독이 직접 발굴해 낸 신예 진기주가 맡았다. '은숙' 역을 캐스팅하며 혜원과의 절친 케미를 얼마만큼 잘 보여줄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둔 임순례 감독은 진기주에 대해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큰 장점이다. 기본적인 성실함과 연기에 임하는 진지함을 겸비한 배우"라며 신뢰감을 표현했다. "'은숙'의 대사들을 마음 속에 하나하나 쌓으며 연기했다. '은숙'의 캐릭터를 통해 위로 받은 느낌이다"라며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했다고 밝힌 진기주의 싱크로율 100% 연기는 임순례 감독이 선택한 또 한 명의 주목할만한 신인배우 탄생을 예감케 한다. 신승우 기자

2018-03-08

'블랙 팬서' 꺽은 이승기 주연 '궁합' 북미 개봉

개봉 첫날인 지난달 28일 17만5024명의 관객을 동원, 한국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궁합'이 북미 CGV LA, 부에나파크, 뉴저지에서 3월 9일 개봉한다. '궁합'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조선의 팔자를 바꿀 최고의 합을 찾아가는 역학 코미디이다. 영화 '관상'(900만 관객) 제작진의 역학 3부작 중 두번째 역학 시리즈인 '궁합'은 개봉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마블사의 '블랙 팬서'를 꺾고,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에 새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이승기, 심은경, 연우진, 강민혁, 최우식 그리고 최민호까지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젊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봄맞이에 적격인 꽃피는 로맨스가 관객들을 설레게 함은 물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주와 궁합이라는 소재로 관객들의 연이은 호평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개봉 후 관람객들은 "따뜻한 봄날에 청춘들이 보면 좋을 사극 영화·사극이라고 꼭 무거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너무 재밌게 봤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역시 믿고 보는 이승기다!, 심은경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잘 드러났다"라며 배우들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한편 CGV에서 열린 '궁합' 언론사시회에 참석한 이승기는 "또래의 배우들끼리 재밌게 촬영을 했다"면서 "액션, 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즐겁고 버라이어티했다"고 전했다.

2018-03-08

'범죄도시' VOD 매출 역대 1위…두 달 만에 매출 110억원 달성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가 VOD 서비스 개시 2개월 만에 역대 VOD 매출 1위에 등극하며, 국내 부가판권 시장에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누적 관객 약 688만을 동원하며 역대 청불영화 흥행 3위에 등극한 영화 '범죄도시'는 지난해 11월 16일 IPTV/VOD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총 매출 110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VOD 매출액 1위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내 온라인 상영관 공식통계(IPTV 3개사+디지털케이블 1개사 이용 건수 집계)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2018년 1월 21일까지 VOD 이용 건수 총 144만3340건을 기록했다. 이는 '내부자들'(2015, 우민호 감독)의 99만9915건, '럭키'(2016, 이계벽 감독)의 102만8837건, '곡성'(2016, 나홍진 감독)의 99만2720건 대비 월등히 높은 이용건수다. 또한 '범죄도시'는 디즈니의 천만 돌파 흥행작 '겨울왕국'의 5배에 달하는 속도로 매출 110억원 달성했다. 2014년 개봉한 '겨울왕국'(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은 그해 3월 초 VOD를 출시하여 2014년 연말까지 총 매출 109억을 기록했다. '범죄도시'는 지금까지도 마동석 특유의 통쾌한 액션과 장첸 역의 윤계상 연기로 다양한 패러디 콘텐트를 재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8년에도 '범죄도시'의 VOD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8-02-15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 누명 쓴 강동원의 도주극

'골든슬럼버' 감독: 노동석 출연: 강동원, 김의성, 김성균, 한효주, 윤계상 장르: 액션 러닝타임: 108분 밸런타인스데이에 개봉해 한국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골든슬럼버'가 북미 관객들을 찾아 왔다. CGV LA와 부에나파크에서 오늘(16일) 개봉하는데 이어 북미 전역에서 23일에 개봉하는 것.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며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게된 착하고 성실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의 도주극을 다룬 이 영화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함께 오랜 친구들의 깊은 우정을 통한 감동을 준다. '황금빛 낮잠'을 뜻하는 영화 '골든슬럼버'는 2008년 발간된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이를 접한 강동원이 영화 제작사에 찾아가 직접 영화화를 제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후 7년 여간 시나리오 작업 끝에 탄생한 작품으로 강동원은 특히 자신이 연기한 건우 캐릭터에 각별한 애정과 열정을 쏟아왔다는 후문이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잘 알려진 노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강동원을 비롯해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 윤계상 등 실력파 배우들의 결합이 더해져 설 연휴 최고의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연휴 불패’ 강동원의 새로운 도전 한효주, 윤계상과 황금빛 케미 기대 지난 12일, 한국에서 진행된 토크 콘서트에서는 참석자들이 영화 속 우정과 OST가 선사하는 감동에 큰 반응을 일으켰다. 이후 진행된 2부 시사회 쇼케이스에서는 출연 배우들이 참석하여 특별한 소감을 전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강동원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 묵직한 메시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이 흥미로웠다"며 "관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사회 현장에서 관객들은 "단잠을 자면 깨기가 싫듯이 '골든슬럼버'가 너무 좋아서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 "친구들이 생각이 많이 났고 내일이라도 친구들을 만나야겠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 영화였다" 등 뜨거운 호평이 이어졌다. '골든슬럼버'는 16일부터 CGV LA와 부에나파크에서 개봉하며 오는 23일부터는 뉴욕, 시카고, 시애틀, 워싱턴DC, 밴쿠버, 토론토를 비롯한 북미 주요 15개 도시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자세한 극장 정보와 상영시간은 웹사이트 www.cj-entertainment.com을 참조하면 된다. 신승우 기자

2018-02-15

리틀 포레스트·마션, 귀농인 볼 만한 농업 영화

임순례 감독이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세 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같은 작은 영화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글로리데이'와 같은 규모 있는 상업영화까지 만든 감독이라 이름 정도는 아는 터였다. 이번에 개봉하는 '리틀 포레스트'가 귀농·귀촌 영화인지라 흥미롭다. '리틀 포레스트'는 원래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코모리라는 일본의 시골 마을에 홀로 귀농해 사는 젊은 처녀 이야기다. 농사를 척척 거침없이 지으며 계절에 나는 식재료를 직접 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2편의 영화에서 모두 28개의 음식과 1개의 디저트를 만든다.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음식 하나씩 만들어 먹는 과정이 일본 영화답게 담담하게 그려진다. 정말 담담하고 잔잔하다. 오죽하면 인터넷에서는 '잔잔한 일본영화'라는 검색어가 있겠는가. 주인공은 엄마가 가르쳐준 레시피대로 요리한다. 그래서 더 맛있나 보다. 왜 집을 나갔는지 몰라 원망스러운 엄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먹던 음식을 떠올리며 식재료를 재배하고 수확하고 다듬어 차근차근 조리해 한 상 차리고 친구와 마을 아주머니들과 나눠 먹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귀농·귀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보통 귀농·귀촌 목적은 세속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농촌 생활을 즐기려는 것일진데, 뭐하는 걸까. 일본도 농촌이 팍팍한가 보다. 가끔 귀농·귀촌이라든가, 농촌 현실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는데 현실적 표현이 인상적이다. '한계취락 주식회사'라는 드라마는 고령사회에 진입해 몰락해가는 마을을 농민들과 경영 컨설턴트가 만나 재건한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과 가족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농산물을 판매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한계 취락'은 한계에 다다른 마을을 뜻한다. 일본 농촌 마을의 성공 사례를 모아 NHK가 드라마로 만들었다. 전원일기류가 아니라 팍팍한 농촌을 어떻게 재건할지 고민이 묻어난다. 도시 청년의 벌목장 에피소드 '우드잡' 도시에 일자리가 없어 노는 청년이 산으로 가 벌목장에서 일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찍은 '우드잡'이라는 영화도 재미있다. 도시에선 청년 실업이 문제이지만 지금 농·산·어촌은 일 할 사람이 없다. 일자리가 없다는 젊은이들이 벌목공의 세계를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직업엔 귀하고 천한 게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농촌에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필자는 미국 영화 '인터스텔라'와 '마션'을 농업 영화로 본다. '인터스텔라'는 지구와 우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스토리로 한국에서는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주인공(매튜 맥커너히)은 지구의 이상기후 현상으로 옥수수와 같은 식재료가 바닥나 인류가 멸망할 즈음에 시공 여행을 시작했다. 영화에서 식량 위기가 자연재해에서 왔지만, 현실에서는 식품회사의 과도한 이윤 추구 때문에 생길지 모른다. '마션'은 화성에 불시착한 우주인이 구조를 기다리며 버티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우주인(맷 데이먼)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먹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비닐하우스에서 감자를 재배한다. 그것도 화성에서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농사를 저렇게 지어도 되나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맷 데이먼의 감자를 생태 분야에서는 '우주 식량'이라고 부른다. 우주인이 지구에서 우주로 날아가면서 먹는 압축된 음식과 우주의 척박한 상황에서 직접 길러 먹는 식량이 '우주 식량'이다. 지금 우주 식량으로 주목받는 것이 곤충이다. 뛰어난 생존력과 번식력, 영양분을 갖춘 것이 곤충이라 농업에서는 '산업 곤충'이라는 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메뚜기, 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 귀뚜라미와 같은 것이 식용 곤충이다. 우리는 이미 만화영화 '밀림의 왕 레오'에서 육식 동물이 초식 동물을 잡아먹지 말고 곤충을 먹자며 애벌레를 나무 둥지에서 키우는 장면을 보았다. 우리나라도 귀농·귀촌과 농촌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꽤 있다. '전원 일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 같은 드라마는 전설이다. 2014년 방영된 '모던 파머'는 매우 유쾌한 귀농·귀촌 드라마다. 이하늬, 이홍기, 이시언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워낭 소리'를 통해 인간과 소의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가축을 식구처럼 생각하며 사는 게 웰빙 라이프이라는 것이다. 최연소 귀농인 영화 '집으로' 배우 유승호의 데뷔작인 '집으로'는 최연소 귀농·귀촌인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어린이 유승호는 시골 생활이 낯설어 투덜거리지만 응석을 받아 주며 너그러이 대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 어릴 적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나에게 커서 뭐하고 싶으냐고 하길래 "영화처럼 멋지게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니 그냥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판과 일본 원작을 비교하며 보는 것이 포인트다. 우리의 농촌이 아무리 팍팍하고 힘들더라도 아름답고 뜻 있는 인생을 누리는 곳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기회다. 귀농·귀촌인들이 영화 한 편 보면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길 바란다.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sungzu@naver.com

2018-02-01

'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올해의 미국이 만든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역사적 사건을 거울 삼아 현실 정치에 발언하는 영화 '더 포스트'를 지난달 22일 내놓았다. 1971년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국방부가 베트남 전쟁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다. 이 모든 결정을 내린 이는 워싱턴 포스트의 여성 대표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 영화는 회사를 물려받은 딸에서 어엿한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박진감 넘치게 그린다. 뉴욕에서 스티븐 스필버그(71) 감독을 직접 만나 영화에 둘러싼 절실한 바람을 들어 봤다. -'레디 플레이 원'을 진행하면서 이 영화를 완성했다. 올해 안에 만들어 개봉한다는 급박한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우선 감독이라면 항상 좋은 시나리오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더 포스트'의 시나리오는 진행 중인 작업을 중단하게 할 만큼 훌륭한 시나리오였다. '더 포스트'는 1970년대 여자의 리더십을 정의한 이야기여서 더 특별했다. 주인공 그레이엄은 가족이 경영하는 신문사 워싱턴 포스트를 물려받은 대표였지만 여성이라는 큰 결함이 있었다. 영화 초반 그레이엄은 남자들로 가득한 회의실에 들어간다. 그녀는 말할 주제를 준비했지만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레이엄의 경영을 모두가 의심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전 폭로 문서 게재는 그녀를 리더의 자리로 밀어 넣는다. 1971년과 2017년의 정치적 유사성을 떠나서, 여자가 리더로 거듭나는 순간을 담은 이야기라 끌렸다." -촬영을 비롯한 모든 과정이 빠르게 진행됐는데. "'레디 플레이 원' 후반 작업 때문에 스케줄을 다 비워 놓은 상황이었다. 2000개의 특수효과 장면을 만들어야 해서 남는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사람들의 위대한 순간을 그리고 싶어 시간을 쪼갰다. 베트남 전쟁을 정당화하는 전략이 담긴 '펜타곤 페이퍼' 폭로전은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덜 유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워터게이트로 이어지며 부정한 대통령이 사임하게 됐다."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 캐스팅은 어떻게 가능했나. 친구로서 도와준 것인가. "절대 아니다.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메릴과 톰보다 나은 배우를 생각할 수 없었다. 다행히 둘의 일정이 맞았고 톰은 고(故) 벤 브래들리 기자와 알던 사이라 더 도움이 됐다." -페미니즘을 다룬 영화기도 하다. 현재 할리우드에선 여성들의 성추행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쏟아지는 증언들에 놀랐나. "놀랐어야 했을 텐데 놀라지 않았다. 할리우드가 여성 운동에 있어 분기점이 되는 진원지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여성들이 앞으로 나와 힘겹게 자신이 겪었던 성추행을 폭로하는 순간이 왔고, 이 모든 행동이 사방으로 영향을 미쳤다. 성추행은 단지 할리우드 이야기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여성에게 벌어지는 일이다. 그들이 경험을 이야기할 때마다 내 희망과 신념을 지키는 것에 용기를 얻는다." -언론을 억압하는 정부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2017년의 미국 언론의 자유는 힘겹게 서 있다. 우선 사람들에게 뉴스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라는 것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 사실(Alternative Fact)' '가짜 뉴스' 같은 문화적 현상을 경험하다 보니 닉슨이 워싱턴 포스트를 막았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있음에도 닉슨은 예술과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사법 시스템을 이용했다. 지금의 정치와 심오한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현재 미국 시민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느끼는 것과 1971년에 내가 느꼈던 것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한 적이 없었고 이렇게 목적이 분명한 영화를 만든 것도 처음이다. 누구도 정치에서 도망칠 수 없다. 올해의 사회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 '더 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12주 만에 완성한 영화다. "인생을 통틀어 요즘처럼 혼란스러웠던 때가 없다"는 그는 현재 미국 사회의 페미니즘 운동을 격려하고 부패한 정부에 맞서기 위해 모든 일정을 미루고 '더 포스트'를 만들었다. 각복을 맡은 이는 신인 작가 리즈 한나. 그는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비즈니스 리더 리스트에 여성 최초로 이름을 올린 캐서린 그레이엄의 특별한 순간을 시나리오에 담았다. 여기에 '스포트라이트'(2015, 토마스 맥카시 감독)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가 조쉬 싱어가 합세해 전체 이야기를 스릴러 장르에 맞게 윤색했다. '더 포스트'는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가 최초로 함께 출연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레이엄 역의 메릴 스트립은 수동적인 여성이 큰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톰 행크스는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국장이자 전설적인 저널리스트인 벤 브래들리 역을 맡아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참여한 모든 사람이 2017년에 꼭 필요한 영화임에 동의해 완성한 수작. 고전 회화 같은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우아한 표현력이 더해진 새로운 여성영화가 탄생했다. 홍수경 저널리스트

2018-01-11

'국뽕'도 아니고 현실 비틀지 않는 1000만 영화 나오나

한국적 판타지 장르 개척 도전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말 극장가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000만 돌파에 대한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과 함께'는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7개의 지옥을 통과하며 심판받는다는 한국적 사후관을 토대로 한 인기 웹툰(주호민 작가)이 원작이다. 영화는 여기에 가족주의 코드를 더했다. 소방관 자홍(차태현)이 저승 차사 강림(하정우) 등의 인도로 사후 심판을 받는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어머니(예수정) 등 가족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드러난다. 7개의 지옥을 실감나게 묘사한 컴퓨터그래픽(CG)의 기술력으로 한국적 판타지물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가운데 가족주의 코드가 대중 관객의 눈물샘을 건드리는 식이다. 흥행과는 별개로 단선적인 캐릭터, 신파라는 혹평도 만만치 않다. 김용화(47) 감독은 100㎏의 추녀가 성형 미인으로 재탄생하는 '미녀는 괴로워'(2006)와 스키점프 팀 이야기인 '국가대표'(2009)를 연달아 흥행시키면서 대중성과 작품성의 균형 감각을 선보여 왔다. 따뜻한 휴머니즘이 장기다. 특히 뚱녀 분장이나 스포츠액션·군중신(scene)에서 CG 등 시각 효과 영역을 개척했다. 국내 최초로 디지털 캐릭터가 주인공인 '미스터 고'를 제작·연출하기도 했다. 그를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가 대표로 있는 덱스터 스튜디오는 'CG 한류'를 이끄는 CG회사로, 이번 영화의 공동 제작사이기도 하다. 흥행 소감부터 물었다. -이 같은 흥행을 예상했나. "사전 모니터링에서 관객 평가가 좋아서 나름 기대는 했지만 그보다 훨씬 반응이 빠르다. 맨 처음 블라인드 시사에서 5점 만점에 4.34, 4.44가 나왔다. 대중적으로 먹히는 얘기구나 희망을 가졌다."(옆의 최지선 PD가 투자가 잘 되는 영화들의 평균 평점이 4.2 정도라고 거들었다. 영화는 1, 2편을 동시에 촬영했고 총제작비는 410억원. 추후 부가판권, 해외 세일즈 수익까지 고려하면 약 500만 명이 손익분기점이다. 2편은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이다.) -사전 모니터링을 1500명 가까이 했다고. "대중영화라면 다들 하는 건데, 이번에는 좀 많이 하긴 했다. 블루스크린 배경에 후시녹음 없이 대사를 자막으로 친 상태로 시사하기도 했으니까. 이해가 안 된다, 지루하다, 왜 있는지 모르겠다 등 관객들이 신별로 준 평가를 최종 편집에 참고했다. 최종 편집은 말하자면 3점을 4점으로, 4점을 5점으로 높이기 위한 과정인데 다 줄여도 내가 찍은 영화, 다 붙여도 내가 찍은 영화다. 내 고집을 안 피운다. 관객의 판단이 중요하고 영화만 잘 되면 되는 거니까.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 위한 완성본 시사도 7000명 정도 했다. 대통령 여론 조사보다 모집단이 크다."(웃음) -그런 과정에서 보면 한국 관객들이 제일 원하는 건 뭔가. "드라마다. 센티멘털이라고 해야 하나. 정서적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준다. 물론 정서적 부분이 느닷없지 않아야 하지만. 감정들이 어떤 변곡점을 거쳐 해결되며 플로팅(이야기로 구성)되는 것을 좋아한다." -병든 노모 등 가족 얘기가 낡은 신파라는 지적도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화두를 얘기하는 작품이라 감정적이어야 했다. 그 감정이 강요된 슬픔인지, 자연스러운 건지는 보는 이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어차피 관객 모두가 같은 생각일 수는 없고, 51의 반응을 쫓을 수밖에 없다. 또 감정이 진하다, 신파다라는 게 꼭 부정적인 어휘인지 잘 모르겠다." 김용화 감독은 … 1971년생. 중앙대 영화학과 졸. 2003년 '오! 브라더스'로 데뷔. 2006년 '미녀는 괴로워', 2009년 '국가대표' 각본·연출, 2013년 '미스터 고' 제작·연출. 덱스터 스튜디오 대표.

2017-12-28

'1987' 개봉기념 항공권 추첨 이벤트

CJ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가 영화 '1987'의 북미 개봉을 앞두고 미주 한인들의 추억이 깃든 사연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로, 아픈 역사를 소재로 하지만 뜨거운 가족애와 80년대의 아련한 추억을 중심으로 한 영화다. 응모 주제는 '내 기억속의 1987년'으로, 분량과 형태에 제한이 없다. 짧은 영상이나 사진과 같은 멀티미디어부터, 편지나 이메일과 같은 문서 형태도 모두 허용된다. 소재는 본인이 겪었던 일이나 부모님, 친지 등의 사연도 좋으며, 분량에는 제한이 없다. 사연이나 소재는 꼭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국한되지 않으며, 미국에서 1987년을 보낸 한인들의 이야기도 적용된다. 우승작으로 당첨된 사람에게는 아시아나 한국 왕복권(미국 주요도시 출발)이 주어지며, 이외 많은 참가자들에게는 영화 티켓, 기념품 등이 증정된다. CJ 측은 주요 사연들은 제출인의 동의를 얻어 영화의 소셜 미디어와 영화의 광고에 제출인의 이름을 넣어 영상/사진 형태로 게재할 예정이다. CJ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측은 "영화가 80년대 뜨거운 가슴을 지녔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는 만큼, 미주 한인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의 참여를 통해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영화와 함께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1987'은 LA와 부에나파크 CGV에서는 오늘(29일)부터 개봉하며 내달 12일부터는 뉴욕, 시카고, 밴쿠버 등 북미 주요 도시 16곳에서 개봉할 계획이다. ▶응모 및 문의: info@cjentamerica.com 신승우 기자

2017-12-28

화려한 볼거리와 눈물겨운 가족애 가득 '신과 함께 - 죄와 벌'

감독·각본 김용화 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원작 주호민 장르 판타지, 드라마 상영 시간 139분 등급 12세 관람가 화재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다 죽은 소방관 김자홍(차태현). 저승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은 그를 저승으로 데려간다.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치러야 환생할 수 있는데, 저승차사들은 김자홍의 변호사가 되어 이승에서 그가 했던 일들을 변호한다. 동명의 인기 웹툰(인터넷 만화)을 영화화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검증된 원작과 스타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웹툰에선 김자홍이 평범하고 보편적인 회사원으로 대중의 공감을 자아냈다면 영화에선 그가 소방관으로 등장하며, 그의 가족사에 살을 붙여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또 웹툰의 주요 인물이던 변호사 진기한은 영화에서 제외했다. 호흡이 긴 웹툰을 139분 안에 압축해서일까. 영화는 다소 급하고, 과하게 흘러간다. CG로 잘 구현된 7개 지옥 풍경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지만, 완급조절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에 힘을 주고 내달리고 있어 보는 이를 적잖이 지치게 한다. 쉼 없이 깔리는 음악 또한 피로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두 갈래로 나뉘던 원작의 서사를 하나로 합친 각색이 매끄럽게 다가오진 않는다. 원작이 반칙과 불의가 난무하는 이 사회를 저승이란 공간을 통해 풍자하고, 정의와 선량함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게 하는 통찰을 보여줬다면 영화에선 그 메시지가 퇴색된 것 같아 아쉽다. 영화는 대신 화려한 볼거리, 저승차사들과 판관들(오달수, 임원희)의 코믹한 대결, 그리고 김자홍의 눈물겨운 가족애로 채웠다. 웃음을 주다가 끝에 가선 울게 만드는 한국영화의 흥행 공식을 잘 따라가는데, 그것이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전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비주얼이다. 바다, 사막, 숲 등 다양한 지옥도의 모습을 기대 이상으로 입체적이고 이물감 없이 잘 구현해냈다. 김동욱과 도경수의 연기도 칭찬하고 싶다. 이 영화의 감정 신을 두 사람이 다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주연 배우들보다 더 인상적이다. ▶TIP : 2편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이 백미. 김효은 기자

2017-12-21

남북한 핵전쟁을 향한 냉정하고 치밀한 상상 '강철비'

감독·원작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장르 액션, 전쟁 상영 시간 139분 남북한 핵전쟁을 향한 냉정하고 치밀한 상상.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자 양우석 감독이 글을 쓴 원작 웹툰 '스틸 레인'은 클러스터형 로켓 탄두의 별칭이다. 말만 들어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이 단어처럼, '강철비'는 당장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위험성을 쉽게 잊게 되는 핵전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변호인'(2013)으로 데뷔와 동시에 '1000만' 감독이 된 양우석의 현대사에 관한 또 다른 관점이 엿보이는 작품. 하지만 두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은 건 역사와 인간을 향한 시선이다. 절체절명의 시대 상황에서 정의를 찾으려는 개인들. 여기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은 영화를 이끄는 중요한 힘이다. 과거 북한의 최정예 요원이던 엄철우(정우성)는 정찰총국장 리태환(김갑수)의 명령을 받고,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북한 최고 권력자 '1호'를 지키려 한다. 결국 치명상을 입은 '1호'와 함께 남한에 오게 된 엄철우. 그 사이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선전포고를 선포하자, 한국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는 엄철우에게 접근해 전쟁을 막으려 한다. 나이도 이름도 비슷한 두 철우는 점점 친해진다. '강철비'의 강점은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묘사에 극적 재미를 더한 것이다. 앞에선 대화를 요청하고 뒤에선 총격을 가하는 북한과 북의 도발을 계기로 미국이 핵 선제공격을 해주길 바라는 한국 정부 등. 그럴 법한 광경에 씁쓸해질 때 즈음, 감칠맛 나는 두 배우의 찰떡 같은 호흡이 숨통을 트여준다. 적당히 능글맞으면서도 명철한 곽철우와 무뚝뚝하고 속 깊은 엄철우. 두 사람이 마음을 터놓는 모습이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만큼 자연스럽다. 액션에 탁월한 정우성과 북한 암살 요원 최명록을 연기한 조우진의 사실적인 액션 역시 극을 풍성하게 한다. 다만, 중반부 북한 내 쿠데타 세력의 전말 등이 밝혀지는 지점은 사족처럼 느껴져 다소 늘어지는 인상이다. '강철비'가 남긴 가장 큰 가치는 분단과 북한, 전쟁이라는 현실적 위기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려는 태도다. 북한을 향한 연민 혹은 적대 같은 감정 없이 담백하게 그리려 한 시도가 눈에 띈다. 그렇기에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동포'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분단된 현실과 한반도의 평화'라는 큰 주제를 곱씹게 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이 정도면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TIP : 각자 딸이 있는 두 철우를 이어준 건 G-DRAGON의 노래 두 곡. 김나현 기자

2017-12-21

관객 줄고 '1000만' 영화도 한 편뿐

올해 극장가 흥행 성적은 다소 아쉽다. 1000만 영화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한 편뿐. 100~200억원대 예산을 쏟은 영화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아직 약 한 달이 남았다. '강철비'(12월 14일 개봉, 양우석 감독) '1987'(12월 27일 개봉, 장준환 감독) '신과 함께-죄와 벌'(12월 20일 개봉, 김용화 감독) 등의 기대작이 기다리고 있다. 2017년 극장을 찾은 관객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개봉작 수는 2015년, 2016년에 비해 늘어났지만, 전체 관객 수는 떨어진 것. 현재 12월 11일 기준, 올해 남은 기간 관객 1000만 명이 들어도 2016년보다 633만 명이 적다. 가장 큰 원인은 여름 대목의 부진에 있다. 올 7~8월에 '군함도'(류승완 감독) '덩케르크'(7월 20일 개봉,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옥자'(6월 29일 개봉, 봉준호 감독) '택시운전사' 등 기대를 한껏 받은 텐트폴 영화가 출격했지만, '택시운전사'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진 못했다. '군함도'는 친일과 국뽕 논란을 동시에 겪으며 손익분기점(700만 관객)을 넘지 못했고, 넷플릭스 스트리밍 공개를 목표로 제작된 '옥자'는 상영관 수가 한정돼 관객 동원이 쉽지 않았다. 장미 대선을 치른 5월엔 황금연휴가 있었지만, 관객 수는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5월 전체 관객 수는 1868만206명. 2016년은 1813만1197명이었다. 정치영화 '특별시민'(4월 26일 개봉, 박인제 감독), 가족 관객을 겨냥한 코미디 '임금님의 사건수첩'(4월 26일 개봉, 문현성 감독)과 '보안관'(5월 3일 개봉, 김형주 감독) 중 '보안관'만이 관객 200만 명을 넘겼다. 추석 시즌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등이 각축을 벌였으나 1000만 영화는 나오지 않았다. 그 중 '범죄도시'가 꾸준히 관객을 끌며 기대 이상의 흥행에 성공했다. 첫 '1000만 영화'가 늦어진다 올해 1218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 지난 5년 동안 가장 늦은 시기(8월 말)에 탄생한 '첫 1000만 영화'다. 2년 전만 해도 설 연휴와 5월 황금연휴의 덕을 톡톡히 본 1000만 영화가 상반기에 적어도 한 편씩은 등장했었다. 하지만 올해 설 연휴(1월 27~30일) 기간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공조'(김성훈 감독)는 최종 78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 결과는 그동안 '극장가 성수기'로 통했던 상반기 연휴 기간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 여행, 야외 활동 등 대중이 연휴를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극장가 역시 '무조건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 해에 1000만 영화가 여러 편 탄생하는 일도 뜸해졌다. 2014년 '겨울왕국'(2013,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 '명량'(김한민 감독) '인터스텔라'(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2015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조스 웨던 감독) '베테랑'(류승완 감독) '암살'(최동훈 감독)이 나란히 1000만 클럽에 입성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엔 '부산행'(연상호 감독), 올해는 '택시운전사' 한 편만이 1000만을 돌파한 상태다. 흥행영화 시민의 부채의식을 파고들다 "트로피나 1000만 관객도 중요하지만, 과거 미안한 마음을 되짚어 본 것이 더 의미 있었다." 지난달 열린 청룡영화제에서 '택시운전사'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미안한 마음'. 즉 시민의 부채의식은 올 한해 한국 흥행영화의 중요한 키워드였다. 1218만 관객이 든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을 2017년으로 불러왔다. 당시 광주가 국가의 폭력에 맞서고 있을 때, 대다수의 시민은 이를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 30여년간 묵혀뒀던 부채의식을 택시운전사 만복(송강호)을 통해 건드린 이 영화는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가 됐다. 2009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한과 부채감이 엿보이는 작품도 올해 주목받았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만년 꼴찌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당시 노무현 후보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5월 25일 개봉, 이창재 감독)'는 185만 관객을 울리며 올해 다큐멘터리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정권을 입맛대로 주무른 정치검사를 통렬하게 풍자하며 질곡의 현대사를 질주한 '더 킹'도 한재림 감독이 직접 밝혔듯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서 시작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531만 관객이 보며 공감을 모았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거사도 자주 호명됐다. 659만 관객을 모은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하시마에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 노동자를 그렸고, 326만 관객이 본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주인공이었다. '군함도'의 경우 스펙터클 보여주기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두 작품 모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역사를 조명함으로써 관객에게 각성과 감동을 안긴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김효은·나원정·고석희·김나현 기자

2017-12-14

아시아계 '이민 2세' 배우 '홍 차우'의 도전

지난 2일 오전 10시 베벌리힐스 포시슨스 호텔.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다운사이징(Downsizing)'의 개봉을 맞아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말 오전에 기자회견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작가, 배우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아쉽게 맷 데이먼은 불참했지만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제작자 마크 존슨, 작가 짐 테일러, 그리고 배우 홍 차우가 참석했다. 영화는 과학기술이 발달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람의 부피를 0.0364%, 무게를 2744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선을 보였으며 이는 영화제목과 같은 '다운사이징'이라 불린다. '다운사이징'으로 작아진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 있는데 이 세상에서는 사람의 크기가 작아진 것과 반대로 돈의 가치는 120배가 늘어나게 된다. 10만 달러가 1200만 달러의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다운사이징을 택한 폴 사프라넥(맷 데이먼 분)과 베트남 난민으로 나오는 녹 란 트란(홍 차우 분) 그리고 두산 미르코비치(크리스토프 왈츠 분) 이렇게 3명의 주인공이 겪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무대에서 간단한 인사 후에 곧바로 질의응답시간이 마련됐다. 전날 있었던 영화 시사회 분위기는 무척 밝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분위기는 유쾌한 영화 분위기와는 다르게 무거웠다. 바로 할리우드 기자들이 극중 홍 차우가 유독 베트남 억양을 강하게 발음한 것에 대해 지적을 한 것이었다. 한 기자가 배우 홍 차우에게 "녹 란 트란(홍 차우의 극 중 이름)의 베트남 억양이 지나치게 강해 베트남계 이민자들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극 중에서 녹 란 트란은 베트남 이민자로 나오며 홍 차우도 실제 베트남계 이민 2세다. 차우는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이내 침착한 어조로 "일부러 억양을 과장하지 않았다. 나의 부모님도 베트남계 이민자다"라며 "나의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베트남계 이민자들의 말투가 녹 란 트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홍 차우에게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대부분 홍의 억양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홍의 베트남 억양이 인종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 차우와 아시아계 언론사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히려 아시아계 기자들은 극 중 차우의 발음에 대해 이해를 한다는 분위기였다. 한 일본 언론사의 기자가 기자회견에 대해 언급하며 "예민한 사안에 유연하게 대처했다"고 말하며 차우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에 차우는 "영화에 대한 해석은 관객에 따라 저마다 다를 수 있다"면서 "이 영화에는 베트남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색인종 이민자들이 등장하는데, 자세히 보면 이들은 모두 부엌에서 일하거나 저렴한 임금을 받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 다양한 인종을 보여주고, 인종에 따라 경제 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정인아 기자

2017-12-07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전격 분석

오리엔트 특급 살인 (원제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유럽을 횡단하는 열차에서 한 남자가 살해된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침대칸. 총 13명의 승객이 용의 선상에 오르고, 우연히 열차에 오른 '세계 최고의 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누가 죽였을까. 왜 죽였을까. 전 세계가 아는 고전이지만,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오리엔트 특급 살인'(원제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1월 10일 개봉,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2017년 버전으로 재탄생한다. 스케일은 커지고 이야기는 더 역동적으로 변모했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추리 소설의 대가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가 1934년 발표한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74년 시드니 루멧 감독에 의해 한 차례 영화화됐다. 20세기의 걸작 추리물은 2017년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본질은 그대로, 정서는 현대적으로 우렁찬 기적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열차, 철로를 향해 불길하게 다가오는 거대한 눈 더미, 유럽 각지에서 모인 떠들썩한 사람들, 한밤중에 벌어진 살인 사건, 용의자를 한 명씩 조사하며 완벽해 보이는 알리바이를 깨는 탐정. 2017년 버전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불러온다. 몇몇 인물의 배경 설정만 바뀌었을 뿐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 간의 관계도 원작 그대로다. "작품의 본질을 바꾸지 않으면서, 현대의 관객에게 사실적으로 스릴 넘치는 작품을 선사할 것." 각본가 마이클 그린은, 크리스티의 유족뿐 아니라 제작자 리들리 스콧, 감독 케네스 브래너까지 이같은 원칙에 동의했다고 말한다. 원작을 뒤엎어 재해석을 시도하기보다, 원작의 뼈대는 유지하면서 현대적 감성을 가미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은 크리스티를 즐겨 읽었던 세대에겐 향수를, 크리스티를 모르는 세대에겐 고전의 향취를 느끼게 해준다. 연출 겸 포와로를 연기한 브래너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 클래식을 현대물로 끌어올린다. 원작과 가장 다른 것은 오프닝. 영화는 포와로가, 원작엔 없는 별도의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로 경쾌하게 문을 연다. 포와로의 성격과 특징을 단번에 보여주면서 메인 이벤트로 들어가기 전에 영화의 스케일을 압축해서 보여주겠다는 포석이다. 요즘 히어로 영화나 수사물의 오프닝 공식과 유사하다. 톱스타만 타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조니 뎁부터 미셸 파이퍼, 케네스 브래너, 주디 덴치, 윌렘 대포, 페넬로페 크루즈, 데이지 리들리까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캐스팅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하다. 이들이 서로 뭔가를 감추고, 누설하고, 파헤치는 과정에서 벌이는 화술의 대결은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거물 배우를 다수 내세우는 게 요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트렌드지만, 이 작품은 그보다는 1974년 시드니 루멧 감독 버전의 유산을 잇는 듯 보인다. 당시 루멧 감독의 이름값은 최고 배우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푸아로 역에 알버트 피니와 허바드 부인 역의 로렌 바콜을 비롯해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마틴 발삼, 장 피에르 카셀 등. 제작비가 45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피니와 코네리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10만 달러만 받기로 하면서 제작이 가능했다. 캐스팅 면에서 두 영화의 차이라면 모두 백인이었던 74년 버전과 달리, 2017년 버전엔 다양성을 고려해 라틴계(페넬로페 크루즈,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와 흑인(레슬리 오덤 주니어)을 열차에 태웠다. 액션도 잘하는 에르큘 포와로 굵은 콧수염, 작은 체구, 빳빳한 맞춤 양복이 특징인 벨기에 출신 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다. 셜록 홈스가 현장을 발로 뛰며 증거를 수집하는 탐정이라면 포와로는 용의자와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작은 회색 뇌세포'로 추리한다고 표현하는 만큼 원작에서 포와로의 행동반경은 그리 넓지 않다. 74년 루멧 감독의 영화 속에서도 그러한데, 피니가 연기한 포와로의 동선은 열차 안에만 국한됐다. 2017년 버전의 포와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케네스 브래너는 포와로를 타고난 육감과 예리한 관찰력, 비상한 추리 실력은 동일하게 갖추되 조금 더 민첩한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지팡이를 든 합기도의 대가"(스턴트 코디네이터 제임스 오도넬)로 설정해 "너무 두드러지지 않는 선에서 액션을 펼칠 수 있도록,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처럼 영리하게 싸우는 인물"로 만들었다. 신작에서 포와로는 열차 밖으로 도망간 어떤 인물을 추격하기도 하고, 권총으로 상대를 협박하는 등 조금 더 활동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스케일이 남다른 특급 열차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볼거리지만, 신작에선 프로덕션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30년대 빈티지하면서도 호화로운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내외부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작진은 두 대의 모형 열차를 직접 만들었는데, 침대 리넨이나 냅킨같이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신경 쓴 티가 역력하다. 가장 압도적인 건 고가다리. 열차가 산기슭 평지에서 멈춰선 원작과 달리, 영화에선 삐걱거리는 고가교 위에서 아슬아슬 상태로 멈추게 된다. 브래너 감독은 "인물들이 작은 방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는 가파르고 광활한 산에 갇히면서, 탈출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가 된다"며 "기차 안팎의 공간을 모두 활용해 훨씬 더 스릴 넘치고 강렬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제작진은 좌우 200~300m의 고가교를 비롯해, 10m 높이의 산 세트를 모두 만들어야 했다고. 김효은 기자

2017-11-30

'그뤠잇'한 가족 뮤지컬 '스크루지의 시간여행’'

찰스 디킨스 원작 '크리스마스 캐럴'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스크루지의 시간여행'이 내달 2일과 3일 양일간 윌셔이벨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극단LA가 창단 25주년을 맞아 준비한 가족뮤지컬. 연출은 1992년부터 극단을 이끌어 온 김유연씨가 스크루지 역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종만씨가 맡았다. 이외에도 지난 5월 공개오디션을 통해 모집한 30여 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스크루지의 시간여행'은 돈이라는 굴레에 자신을 가두고 평생을 외롭게 살아가는 마음 가난한 한 인간에게 젊은 날의 불꽃 같은 사랑도 맛보여 주고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행복인지 알려주며 꽁꽁 얼어 부은 스크루지의 마음 속에 따뜻한 봄날을 불어 넣는다는 내용. 특히 스크루지캐릭터는 현대사회에 맞춰 변형해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김유연 연출은 "찰스 디킨스 원작 '크리스마스 캐럴'을 뼈대로 두고 있지만 원작과는 확연히 다르다. 튼튼한 뼈대에 차곡차곡 속살을 붙여 넣어 유쾌한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너희는 그렇지만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깊은 속성을 스크루지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극단LA는 1992년 창단된 후 '불의 가면' '자! 살자 관광버스' '김치국씨 환장하다' '하늘에 흐르는 구름 임자 있던가?' '돈 돈 돈' 등 20여 편을 무대에 올리며 LA한인커뮤니티의 대표 극단 중 하나로 한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극단 측은 "지금까지 '극단 LA'를 아껴 주신 관객 한인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올 겨울 뮤지컬을 준비했다"고 밝히고 "지난 25년 동안 연극을 올리며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 뒤의 깨달음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전체적 완성도가 높다. 이제껏 LA에서 보지 못한 환상적인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12월 2일 오후 7시 3일 오후 5시 두 차례다. 입장권은 중앙일보 핫딜 티켓센터에서 판매중이다. ▶티켓 문의: (213)784-4628 /Hotdeal.Koreadaily.com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7-11-24

'저스티스 리그' 이래서는 DCEU를 구할 수 없다

DC의 명운이 걸린 전쟁이 시작됐다. DCEU(DC 확장 유니버스)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DC 히어로 팀의 첫 크로스오버영화 '저스티스 리그'(원제 Justice League, 11월 15일 개봉, 잭 스나이더 감독).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016, 잭 스나이더 감독, 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으로 위태롭게 데뷔한 DC 히어로들이 단체로 출격하는 야심작이다. 마블 '어벤져스'(2012, 조스 웨던 감독)와 비교는 이제 그만. 마침내 '수퍼 히어로 완전체'로 돌아온 '저스티스 리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평가를 여기 전한다. 스토리 C+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의 경우, 캐릭터에 대한 나의 '팬심'이 과도하게 앞섰던 것 같다. '저스티스 리그'는 다를 것이다. 규모나 재미 면에서 좀 더 멋지고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 기회다." 지난해 6월, 스나이더 감독은 '저스티스 리그' 촬영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올 초 비극적인 가족사로 인해 '어벤져스' 1, 2편(2012~2015)의 조스 웨던 감독에게 후반 작업 전체를 넘기고 하차했지만, 전작의 혹평을 설욕하려는 의지는 무척 결연했다. 그가 '저스티스 리그'에서 자신만만하게 내민 카드는 생명을 창조하고 멸망시키는 막강한 힘을 지닌 외계 물질, 마더박스(Motherbox). 새로운 악당 스테픈울프(시아란 힌즈)는 인간·아마존·아틀란티스(수중 세계) 왕국이 각각 보관해 온 세 개의 마더박스를 이용해, 지구를 악의 본거지로 변형시키려 한다. DC 만화 특유의 신화적 세계관에 맞게 사건의 발단과 위기를 거창하게 소개하지만, 갈등이 심화되고 이야기가 끝맺는 과정은 몹시 전형적이고 헐겁다. 마블 영화가 다양한 능력을 갖춘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아기자기한 방식으로 활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저스티스 리그'의 마더박스는 단순히 선악의 전쟁에 불을 지피는 도구로만 활용된다. 이야기의 설득력과 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액션&비주얼 B 경쟁사 마블이 '꽃길'만 걷는 동안에도, DC의 자존심을 지켜 준 자랑거리가 있었다. '다크 나이트' 3부작(2005~2012,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서 이어받은 음울하고 현실적인 분위기, DC 히어로의 신적 능력을 스타일리시하게 담았던 '비주얼리스트' 스나이더 감독의 액션 연출이다. 활공 중에 적을 가격하는 슈퍼맨(헨리 카빌)의 파워풀한 액션, 배트맨(벤 애플렉)의 묵직한 대인 격투, 원더 우먼(갤 가돗)의 미려한 곡예 동작은 스나이더 감독만의 장기였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의 액션 장면은 꽤 '평범'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나치게 무겁다'는 전작의 혹평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 탓에, 영화의 톤뿐만 아니라 액션마저 훨씬 가볍고 캐주얼하게 탄생한 셈. 물을 다스리고,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 신규 히어로들의 초능력 역시 잘 두드러지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클라이맥스 장면도 단조로운 액션, 허술한 CG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역부족. 음악감독 정키 XL이 하차한 뒤 대니 엘프먼이 후임자로 나섰지만, 다소 고전적인 스코어는 한스 짐머와 정키 XL이 작업했던 '맨 오브 스틸'(2013, 잭 스나이더 감독) '배트맨 대 슈퍼맨'의 음악만큼 강렬한 여운이나 무게감은 없다. DCEU만의 '수퍼 파워'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캐릭터 A- '저스티스 리그'는 '7인의 사무라이'(1954,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처럼 각양각색의 영웅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는 '팀 결성 영화'다. 히어로 팀 '저스티스 리그'로 뭉친 다섯 히어로의 매력은 대체로 준수한 편. 은둔형 자경단에서 팀의 브레인으로 거듭난 배트맨, 솔로 영화 '원더 우먼'(5월 31일 개봉, 패티 젠킨스 감독)의 성공으로 당당히 '센터'를 차지한 홍일점 원더 우먼, 야성적인 매력으로 오프닝을 압도하는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속사포 입담으로 유머를 책임지는 플래시(에즈라 밀러), 영화 속 사건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사이보그(레이 피셔) 등…. 문제는 이들의 케미스트리다. 다섯 명의 히어로는 각각 팔색조 같은 개성을 뽐내지만, 기이하게도 그들이 함께 있을 때는 좀체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들이 팀을 결성하는 과정은 무척 두루뭉술하고, 엉성한 갈등 구조와 썰렁한 유머가 빈틈을 채운다. 죽음에서 부활한 슈퍼맨과 저스티스 리그 멤버 사이의 갈등이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에이미 애덤스)의 등장으로 맥없이 해소되는 대목도 아쉽다. 가장 치명적인 오점은 악당 스테픈울프의 무대 장악력. 그의 존재감은 역대 DCEU 악당 중 가장 미미하다. 100% CG 캐릭터라는 점도 카리스마를 반감시키는 데 일조했다. 장래성 B+ 지금껏 우리는 DCEU 영화의 다양한 변주를 봐 왔다. '맨 오브 스틸'의 잠재력과 '배트맨 대 슈퍼맨'의 패착,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재앙도, '원더 우먼'의 화려한 부활도 목격했다. 조금 독하게 말하자면, '저스티스 리그'는 지난 사례로부터 그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다. 아니, 매번 실패의 원인을 강박적으로 쇄신하려던 태도가 오히려 역풍을 불렀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 '저스티스 리그'는 스나이더 감독과 웨던 감독 중 누구의 것도 아닌, 어중간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탄생했다. 솔로 영화 대신 다수의 히어로를 한꺼번에 데뷔시키려던 DC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진지하게 재고해 볼 시기가 왔다. 제작자 찰스 로벤은 1년 전 촬영장에서 "영웅들이 힘을 합치는 행위가 어떻게 그들을 더 영웅답게 '향상(Elevation)'시킬지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저스티스 리그'를 통해 보여준 풍경은 작품의 '향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저스티스 리그' 이후 DCEU는 앞으로도 계속 팬들의 동의와 축복을 얻을 수 있을까. DC 히어로의 솔로 영화, 스핀오프 등 이토록 너른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건만, DC가 마블의 독주를 막아설 날은 쉬이 오지 않을 듯하다. 고석희 기자

2017-11-23

'범죄도시', '군함도' 제치고 2017 개봉영화 흥행 4위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가 '군함도'(류승완 감독)를 제치고 올해 개봉 영화 흥행 4위에 올랐다. 마동석/윤계상 주연의 이 액션영화는 개봉 6주차 주말 17만 관객을 추가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됐다. 누적 관객 수는 역대 국내 영화 흥행 49위에 해당하는 667만 명. 지난 여름 최다 2027개 스크린에서 659만 관객을 모았던 '군함도'를 8만 명 차이로 제쳤다. 지금껏 '범죄도시'가 확보한 최다 스크린 수는 1315개였다. 총제작비 7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 200만 명을 넘어섰다. 마동석은 또 다른 주연 영화 '부라더'로 쌍끌이 흥행에 나섰다. 장유정 감독의 이 코미디영화는 개봉 2주차였던 지난 주말 3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안착했다.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128만 명.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편, '토르:라그나로크'(타이카 와이티티 감독)는 개봉 3주째 주말 극장가 고지를 점령하며 누적 428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2위는 저예산 호러영화 '해피 데스데이'가 차지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2~4편(2010~2012)의 각본가이자 '파라노말 액티비티:더 마크드 원스'(2014) 등 호러영화를 연출해온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닷새 만에 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역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제작한 또 다른 저예산 호러영화 '겟 아웃'이 지난 5월 개봉해 닷새 동안 1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못 미친다. '겟 아웃'의 최종 관객 수는 213만 명. '해피 데스데이'가 이를 넘긴 힘겨워 보인다.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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